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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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푸바오 앓이’로 만들었던 판다 ‘푸바오’가 지난 3일 관람객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행복을 주는 보물’을 뜻하는 이름처럼, 대중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해 준 푸바오가 오는 4월 3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우리 보물 푸바오를 기억하며 한국에서 지내온 푸바오의 삶과 그녀의 인기,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소중한 보물, 판다 '푸바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란 뜻을 가진 자이언트 판다이다.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아이바오와 러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다. 손가락 한뼘 정도 인 몸길이 16.5cm에 197g의 몸무게로 세상에 나왔다. 푸바오는 40일이 지나서 스스로 소변을 배설했고 50일에는 엎드린 상태에서 기어다녔다. 75일에는 앞발을 딛고 섰다. 100일에는 스스로 앉았으며 120일이 지나서는 첫걸음마를 내디뎠다. 생후 6개월이던 2021년 1월 4일부터 관람객 앞에 공개됐고 2022년 10월 1일에 엄마 아이바오로부터 독립했다. 태어날 때 197g으로 조그맣던 아기 판다가 첫돌을 맞으며 몸무게가 40kg으로 자랐고 1,000일이 되던 날은 98.4kg까지 성장했다. 관람객에게 공개된 후로 푸바오는 1,155일 동 안 550만여 명을 만났다.

푸바오 인기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푸바오가 특별한 존재로 명성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푸바오는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그 자체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뿐만 아니라 푸바오가 태어난 해인 2020년은 코로나19가 한창으로 외출과 모임이 어려운 암흑과 같은 시간을 보낼 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상 콘텐츠가 부상하기 시작했으며 마침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아기 푸바오의 성장 일기 영상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상에서 보인 ▲혼자 구르며 노는 행동 ▲대나무를 맛있게 먹는 행동 ▲사육사들을 끌어안거나 매달리고 장난치는 행동 등은 대중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사했다. 특히 강철원 사육사와 팔짱을 끼며 다정한 모습을 보인 영상은 2,21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푸바오의 무해한 귀여움에 사로잡힌 대중은 푸바오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힐링을 느꼈다. 사랑스러운 푸바오의 존재는 소문을 타고 많은 대중에게 확산했다.
푸바오는 일명 ‘푸덕이(푸바오 덕후)’라고 불리는 푸바오 팬덤이 있으며 푸바오 생일에는 서울과 경기 지하철역 곳곳에서 축하 광고를 볼 수 있다.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 조회수는 5억 회가 넘는다. 푸바오의 인기는 한·중 관계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1월 23일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푸바오가 어디에 머물든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을 것”며 “푸바오는 태어난 이후 한국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중국과 한국 사람의 우호적인 감정을 증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푸바오와의 마지막 인사
푸바오는 오는 4월 3일 중국으로 돌아간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푸바오의 중국 반환 소식에 마지막 인사를 위해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개장 전부터 ‘오픈런’이 벌어졌고 푸바오가 있는 판다월드의 대기시간은 400분까지 늘었다.
푸바오의 일반 공개 마지막 날이던 지난 3일에 판다월드를 찾아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눈물을 훔쳤다. 판다월드 관람이 끝나고 해가 진 후에도 아쉬움을 달래지 못해 한참을 더 머문 관람객들도 있었다.
이때 관람객들을 배웅하기 위해 일명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가 나타났다. 강 사육사는 눈물을 흘리는 관람객들에게 “그만 울고 집으로 돌아가시라”며 “우리 푸바오가 잘 갈 수 있도록 잘 관리하고 돌볼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애써 눈물을 참으며 인사를 전했다. ‘푸바오의 작은 할아버지’로 불리는 송영관 사육사는 “가족이 성장하고 멀리 떠난다고 잊히는 건 아니다”며 “푸바오 인생의 3년 반을 함께했지만 35년 동안 남을 좋은 추억을 우리에게 선사했다고 생각한다”고 관람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은 “힘든 시기에 널 만나 큰 힘이 됐고 고마웠다”며 “항상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푸바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 3일 관람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푸바오는 한 달간 특별 건강관리 및 이송 케이지 사전 적응 훈련을 포함한 검역 준비를 한 후 중국 쓰촨 판다보호구역센터로 향한다.